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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바라보는 선비 (高士觀水圖,고사관수도) -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

오죽 (OJ) 2022. 1. 17. 06:45

물을 바라보는 선비 (高士觀水圖,고사관수도) -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
강희안(姜希顔, 1417-1464), 37.6cmX31.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강희안姜希顔(1417-1464)은 조선 초기의 대표적인 문인 화가로 시詩 · 서書 · 화畫에 모두 뛰어나 삼절三絕로 일컬어졌다. 23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집현전 부제학, 호조 참의 등의 벼슬을 지냈다. 그림 그리는 일을 천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시의 사회적 통념이었는데, 강희안도 자신의 서화書畫가 후세에 전해지는 것을 굴욕으로 여겼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전래되는 것이 드물다. 그러나 문헌상에 나타나는 작품들만 <산수> 외에 <매화>, <대나무>, <화훼花卉>, <초충草蟲> 등 수십 점에 이른다. 이 그림은 바위에 기대어 흐르는 물을 조용히 바라보며 명상에 잠긴 고사高士를 그린 것이다.《개자원화전芥子園畫傳》의 <고운공편심高雲共片心>과 사뭇 닮았으나 허리를 더욱 굽혀 느슨한 모습이다. 남송南宋 원체院體에서 유래된 잔산잉수殘山剩水의 정형을 보여주며, 당시 상류 사회 사인화士人畫의 기법과 취향을 보여준다. 강희안은 조선 전기 화단에서 사대부로서 선구적 위치에 있었으며, 특히 그 이후 조선 중기를 풍미한 절파浙派 화풍의 선구로서 영향력이 큰 문인화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