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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가을 그리고 시(詩)

오죽 (OJ) 2022. 11. 30. 20:02

담쟁이, 가을 그리고 시(詩)

 

담쟁이덩굴 (담장넝쿨)

포도과의 낙엽활엽덩굴식물. 돌담이나 바위 또는 나무줄기에 붙어서 자라며 가을에 단풍이 붉게 든다. 꽃은 황록색으로 5월 말에 피고, 열매는 지름 6~8mm로 검은색이며 8월말~10월 중순에 성숙한다.

* 학명 Parthenocissus tricuspidata, 일어 ナツズタ, 영문 Boston ivy


빨간 담쟁이덩굴 (정현종·시인, 1939-)

어느새 담쟁이덩굴이 붉게 물들었다!
살 만하지 않은가. 내 심장은
빨간 담쟁이덩굴과 함께 두근거리니!
석류, 사과 그리고 모든 불꽃들의
빨간 정령들이 몰려와
저렇게 물을 들이고,
세상의 모든 심장의 정령들이
한꺼번에 스며들어
시간의 정령, 변화의 정령,
바람의 정령들 함께 잎을 흔들며
저렇게 물을 들여놓았으니,
살 만하지 않은가, 빨간 담쟁이덩굴이여,
세상의 심장이여,
오, 나의 심장이여.


담쟁이 (이혜영·아동문학가) 

날마다 
조금, 조금씩 
기어오르고 있다 
담쟁이가. 

벽을 타고 
창문을 지나 
올해는 처마 밑 

하늘 향해 
솟아 있는 종탑으로 
뻘뻘뻘 
기어오르고 있다. 

종을 치고 싶어서. 


담쟁이 (손현숙·시인, 1959-)

온몸으로 너를 더듬어서
변변한 꽃 한번 피워내지 못했지만
상처 많은 네 가슴 
내 손으로 만지면서
담장 끝
너를 보듬어 오르다 보면
그때마다
사랑이니 뭐니
그런 것은 몰라도
몸으로 몸의 길을 열다 보면
알 길 없던 너의 마음
알 것도 같아
캄캄했던 이 세상
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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