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풍경 무늬 정병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채해정) 추천 소장품 청동으로 만들어진 국보 92호 물가풍경 무늬 정병을 처음 보게 되면, 정병 전체를 뒤덮고 있는 초록색 표면에 먼저 눈길이 가게 됩니다. 금속 재질의 특성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원래부터 그런 색이었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문화재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 중에서도 언뜻 색깔만 보고 청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일 먼저 우리 눈에 띄는 초록색은 세월이 남긴 흔적으로, 바로 청동이 부식된 녹입니다. 바탕 재질인 금속을 부식시키는 녹이 이 정병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도록 한다는 점은 사실 모순입니다. 정병 몸체를 보면 버드나무나 갈대가 자라는 섬들이 점점이 놓여 있고, 섬 주변 물가에는 새들이 여기저기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또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