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풍속화 (1. 김홍도)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평생도는 사람의 일생 중 기억에 남을 만큼 경사스러운 일을 골라 그린 풍속화의 일종이다. 돌잔치, 혼인, 회갑 등 인생의 중요한 의례와 과거급제 후 주변에 인사를 다니는 유가 장면, 부임이나 행차 장면 등 벼슬살이 장면으로 구성된다. 벼슬살이는 주인공이 거쳐간 조정의 관직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평생도 전체의 구성은 크게 차이가 없어 입신과 출세를 바라는 많은 사람의 요구에 맞추어 그려진 그림이다. 이 그림은 여덟 폭의 평생도 중 남아 있는 두 폭이다. 그 내용은 돌잔치(初度弧筵), 송도유수도임식(松都留守到任式)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선 또는 지그재그식 구도는 김홍도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멀리 배경에 그려진 나무와 가옥 내에 등장하는 인물의 표현 등에는 정취 어린 김홍도의 필치가 살아나 있다.
전 김홍도(傳 金弘道, 1745-1816 이후, 조선)
이 화첩은 모두 여덟 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서민의 생업을 다루고 있다. 겉 표지에는 ″신화무적(神化無跡)″이라 적혀 있으며, 김홍도(金弘道, 1745-1816 이후)의 것으로 되어 있으나 화풍상 그의 그림으로 보기 힘들다. 첫 번째 면은 빨래터의 광경으로, 다리를 드러낸 여인네의 앞을 지나가는 맹인의 모습을 그렸다. 이 노인은 맹인임을 가장하여 여인네의 다리를 훔쳐보는 듯하여 웃음을 자아낸다. 이 외에도 부싯돌을 사용하여 담뱃불을 붙이는 장면, 물동이 나르기, 말징박기, 소 탄 여인네, 휴식, 망건짜기 등을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 후기 사대부 화가들에서부터 시작되어 김홍도 등 풍속화가들에 이르러 더욱 즐겨 그려진 서민 풍속의 소재가 후대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림의 필치는 섬세하거나 정교하지는 않지만 인물들의 표정이 해학적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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