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22 5

천흥사 종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채해정) 추천 소장품

천흥사 종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채해정) 추천 소장품 지옥까지 울리는 범종, 땅속의 중생을 제도하다 비교적 규모가 큰 사찰에는 커다란 종을 걸어 놓은 종각이 있습니다. 종각에 걸린 커다란 종이나 전각 내에 있는 작은 종을 일러 모두 범종(梵鐘)이라고 하는데, 범종은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중요한 의식구 중 하나입니다. 불교에서는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 범종을 특별히 사물(四物)이라고 하는데, 사물은 부처님의 말씀을 상징하는 소리를 통해 중생을 제도(濟度)하는 네 가지 의식구를 말합니다. 법고는 땅 위에 있는 중생을, 목어는 물에 사는 중생을, 운판은 하늘을 나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그 소리가 지옥까지 울린다고 하는 범종은 땅속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사용하는 의식..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임재완) 추천 소장품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임재완) 추천 소장품 758년 아름다운 비례를 지닌 쌍탑이 김천 갈항사(葛項寺)의 경내에 세워졌습니다. 발원자는 신라 제38대 원성왕(元聖王)의 어머니인 계오부인(繼烏夫人) 박씨(朴氏)와 그녀의 오라버니, 그리고 그녀의 여동생이었습니다. 그들이 어떤 간절한 염원을 담아 탑을 세웠는지 알 수 없으나, 건탑 후 27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 계오부인은 황태후가 되었고 그 이후 발원자였던 세 사람은 탑에 기록되었습니다. 석가탑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비례미 신라의 삼국통일은 석탑의 모습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기존 신라와 백제로 대표되던 각기 다른 양식의 석탑이 하나의 모습으로 재창조되었습니다. 7세기 말 경, 경주의 감은사(感恩寺)와 고선사(高仙寺)에 세..

감산사 미륵보살상과 아미타불상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신소연) 추천 소장품

감산사 미륵보살상과 아미타불상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신소연) 추천 소장품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에 전시 중인 감산사(甘山寺) 미륵보살상(국보 81호)과 아미타불상(국보 82호)은 광배 뒷면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제작 연대를 알 수 있는 통일신라 8세기 전반의 대표적인 불상입니다. 미륵보살상에는 381자의 명문이, 아미타불상에는 392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으며, 그 내용은 불상의 제작 연대와 조성자, 조성 배경을 알려줍니다. 명문의 일부 내용이 일연(一然)의『삼국유사(三國遺事)』권3 탑상(㙮像) 제4 남월산(南月山) 조(條)에도 인용되어 있어 두 상은 조성 당시부터 중요한 불상으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김지성의 생애와 발원 배경 광배의 명문에 따르면 성덕왕(聖德王) 18년(719) 2월 1..

경주 감은사터 동·서 삼층석탑 출토 사리갖춤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채해정) 추천 소장품

경주 감은사터 동·서 삼층석탑 출토 사리갖춤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채해정) 추천 소장품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탑 우리나라 산 곳곳에는 크고 작은 절들이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기에 산을 찾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절을 둘러보게 됩니다. 부처님을 모신 금당(金堂)에는 관광객들이 북적북적하지만, 금당 앞에 서 있는 탑에는 사람들의 눈길이 미치지 않습니다. 돌을 네모나게 깎아 3층, 혹은 5층으로 쌓은 탑이 왜 절마다 세워져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습니다. 탑도 금당처럼 그 안에 부처님을 모셨는데, 불상처럼 눈에 띄지 않아서인지 사람들은 그 앞을 무심히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그나마 세월이 흘러 금당조차 사라진 폐사지에 덩그러니 서 있는 탑은 찾는 이 조차 많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시신을 다비(茶..